제275호 2022년 5월 1일

계륵ㅣ코로나 시대의 요구와 시대정신이 만드는 공간의 변화

  • 제275호 2면
  • 입력 : 2022-05-01 11:47
  • 수정 : 2022-04-29 13:13

코로나로 시작된 사회적, 공간적 제어는 사람들에게 위험에 처해질 수 있는 모든 활동들로부터 방어적인 대응을 유도하였다. 사람들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공간만을 남겨두고 최대한 안전한 범주 안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습관들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사적인 공간인 주거공간은 하루 종일 코로나로부터 노출된 환경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유일한 피난처가 되었다.

이렇게 일정시간 지속된 환경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단절시키는 촉매제가 되어 마치, 비대면이 트랜드처럼 온라인을 통한 삶의 영위는 차츰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앱을 통해 생필품들을 구매하고, 비대면 배달음식으로 연명하며, 잉여 사치라도 관심을 가지는 계층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통해,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 수십억을 호가하는 미술품 구매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 함께”가 그리운 때이다. 해외여행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이국적인 스타일의 숙박시설들이 유행하고 있으며, 실 구획이 되어 소규모 단위의 손님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들이 일반적인 시설들에 비해 예약율이 높다고 한다. TV를 통해, 코로나 시대 초기에 인상 깊게 바라봤던 유럽 사람들의 발코니는 속박된 시대에 숨통을 트이게 하는 상징처럼 부러운 공간이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확장해서 쓰고 있는 아파트 여분의 공간인 발코니는 내부와 외부 공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장을 통해 그 존재 의미가 훼손당하고 있다. 최근 개인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 팬션이나 까페 등의 상업시설에서 찍은 테라스, 베란다, 발코니 공간에서의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 사진을 보자면, 이러한 여유 공간들이 사람들에게 꽤나 큰 심리적 쉼터를 제공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동안 대유행처럼 전세계에 퍼진 공유경제의 논리 속에 새롭게 등장한 공유오피스나 공유주거 등의 공유 시설들은 코로나로 인해 처참하게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이렇듯 사람간의 접촉을 덜어내고도 사회활동을 비교적 불편함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낯선 상황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코로나 시대의 직장인들이 다른 만남들을 뒤로한 채 곧바로 퇴근길로 내몰리게 되면서, 그다지 중요한 순위가 아니었던 주거 문화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집 내부와 정원을 가꾸는 일을 좋아하는 영국 사람처럼 우리도 집안을 꾸미는 것에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적게는 집안을 소품들로 꾸미거나, 가구를 새로이 구매하거나, 인테리어 공사까지 과감히 감행하는 일들이 코로나 이전보다 잦아지고 있다고 하니, 과거보다 오래 머무르게 된 양질의 개인적 환경에서 재충전을 하고 싶은 욕구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인 듯하다.

코로나 시대는 너무도 우울하고, 힘들고, 감내해야 하는 부정적 이미지의 복합체이지만, 현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개인적 공간에 대한 보편적인 관심과 태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고 변화하게도 하였으며, 개인적인 공간에 대한 사고와 배려에 집중하고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마치, 아기 속싸개로 포근히 감싸주는 어릴 적 경험처럼 안정과 자유로움을 주는 개인적 공간이 너무나 소중한 시대가 되었다.

  • - 임상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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