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호 2022년 6월 1일

‘부산건축상’ 부산을 빛내는 상으로 재정비되길 바란다

  • 제273호 15면
  • 입력 : 2022-03-02 01:26
  • 수정 : 2022-04-13 16:37

해마다 연말이면 부산시와 구군에서 시행하는 건축상의 수상작과 수상자가 발표된다. 수상자를 정하는 기준은 알 수 없지만 건축상 제도를 시행하는 취지는 좋은 건축물이 지어질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건축상은 상을 받아도 별다른 반응이나 복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 생기지는 않으니 안 받은 것보다는 좋다는 그 정도 느낌이지 싶다. 부산에서 가장 큰 건축상인 ‘부산건축상’도 일간지에 게재되는 걸 본 적이 없다. 그해 부산건축상에서 대상을 받은 건축물과 건축사는 적어도 일간지 전면으로 보도되어야 하지 않을까?

명색이 부산이 관광도시로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적지 않게 예산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안다. 도시의 경쟁력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건 누가 뭐라고 해도 건축물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해마다 몇 개의 건축물은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작품이 나와야 하고 그 건축물들은 주목을 받아야 하는데 시민들은 아무 관심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해의 수상작으로 정해진 건축물은 화제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건축주는 물론이고 건축사를 비롯한 건축관계자는 예우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 예우가 종이 상장과 손바닥만 한 부착물을 받는 정도이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이는 부산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도시 이미지를 만들려면 부산건축상의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떤 상이라도 권위를 가지려면 수상작이나 수상자가 화제에 올라야 한다. 권위 있는 상은 상장이나 상패, 트로피의 디자인부터 남다르다. 또 부상이나 상금 또한 권위에 걸맞게 주어진다. 그러다보니 수상자는 명예와 함께 해당 분야의 권위자로 대중들의 인기도 함께 한다. 부산건축상 수상자는 상을 받으면서 명예를 생각할까?

해마다 부산건축상 공모에 신청자가 적어서 각 구군청에다 건축사들에게 건축상 응모를 독려하고 있다는 얘길 듣는다. 건축사들이 왜 부산건축상에 응모하려들지 않을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입상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고 할 만큼 수준 있는 건축사가 적다고 볼 수도 있겠다. 과연 그럴까? 공공건축물의 설계가 입찰에서 설계경기로 전환되면서 공모에 참여하는 건축사가 갈수록 늘고 있어 수준 높은 설계가 나오고 있다. 부산건축상에 응모할만한 건축사가 드물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는 얘기이다.

그 다음은 해마다 설계경기로 설계되는 공공 건축물이 지어지고 있는데 왜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을까? 건축사의 작품이 아니라 건축주의 수준의 집으로 설계가 마무리되어 버리는 것이다. 당선안이 존중되고 설계 건축사가 능동적으로 작업할 수 있으면 작품으로 승화된 설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민간 건축물의 경우에도 그 많은 심의를 거치는데 왜 긍정적인 도시 경관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결과에 이르지 못하는 것일까? 바람직한 심의가 이루어지려면 심의위원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을 놓고 심의가 이루어져야만 건축사의 소신을 담은 설계로 건축물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심의위원의 자질을 검증하는 절차가 좀 더 엄정해져야 하며 긍정적인 도시경관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에 의한 객관적인 심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번 지어지면 백년은 내다보아야 하는 집짓기를 건축주는 경제성만 앞세워 설계를 요구하니 건축사의 역량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까? 건축사의 소신 있는 작업으로 설계가 될 수 있는 심의의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건축물을 건축주 개인의 소유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도시의 공공자산임을 강조하는 심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부산건축상뿐 아니라 각 구군의 건축상도 해마다 일정대로 시상자를 정하고 형식에 맞춰 만든 상장을 전달하는 요식행위로 그치고 마는 것 같다. 그런 상에 명예가 있을 리 없고 수상자가 자랑스러울 수 있을까 싶다. 그러다보니 부산 시민이 알아주는 부산 대표 건축사도 없는 게 현실이다.

해마다 대상작과 수상 건축사가 배출되었을 것인데 연속 수상 건축사는 명예의 전당에 올리는 분위기였다면 아마도 시민이 알아주는 스타도 나오지 않았을까? 수상 건축물에 붙이는 명판도 그 명예를 드러낼 정도로 디자인되어 수상 건축물에 부착되어 있다면 어땠을까? 당연히 그 명판에는 수상건축사의 이름도 새겨져 있었어야 했다.

부산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훌륭한 건축물이 더 많이 지어져야 할 것이다. 설계경기를 통해 능력 있는 건축사를 설계자로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축사의 의지대로 설계가 마무리되도록 해야만 작품이 되는 건축물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설계된 건축물이 잘 지어져서 부산건축상을 수상하게 되면 일간지에 연말토픽으로 게재될 때 권위를 가지게 될 것이다.

부산건축상이 그 이름과 비중에 걸맞은 권위를 가져서 건축물은 물론이고 건축물의 어머니인 건축사가 명예를 드높일 수 있도록 재정비되었으면 좋겠다. 국제도시 부산에 어울리도록 부산건축상도 국제적인 명성을 가질 수 있길 소망한다.

 

김정관 건축사 l 도반 건축사사무소

김정관 약력: 김정관 건축사는 현재 도반건축사사무소 대표이며 부산건축제 조직위원회 이사와 건축사신문 논설위원을 맡고 있다. 국토부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부산광역시 총괄기획가, 건축사신문 4, 5대 편집주간을 역임했고 우리 건축사회 창립5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장을 맡아 ‘건축유전2-나의 대표작’을 기획‧발간했다. 2010년 부산건축상 은상, 2021년 BJFEZ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부산대와 신라대학교에서 11년간 겸임교수로 출강했으며, 수필가로 건축사의 사회적 위상 제고를 위해 글을 쓰며 행복한 삶을 담아내는 집짓기에 대해 집필,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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